대뇌 저관류(cerebral hypoperfusion)에 기인하는 일시적인 의식 소실로 정의되는 실신(syncope)은 빠른 발병, 짧은 발현 기간, 자발적인 완전 회복이 특징이지만,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은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심장질환의 초기 증세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1. 따라서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은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기저 심장질환의 경고 증상임을 고려해야 하며2, 특히 경쟁 운동 선수는 비 운동 선수와 비교하여 돌연사 위험이 2.8배로 높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기저 심혈관질환을 배제하기 위한 세심한 평가가 필요하다3.
저자들은 워밍업 과정 중 실신이 발생한 프로 축구 선수의 심전도 검사에서 T파 역위(T-wave inversion)와 위로 볼록(upward convex)한 ST분절의 상승을 확인하였으나, 추가 검사에서 기저 심장질환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증례 보고와 함께 운동 선수에서 발생하는 실신에 대한 진단 알고리즘과 심전도 해석에 대한 관련 문헌을 고찰하였다. 본 연구는 의학연구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No. 2021-02-016).
프로 축구 선수인 32세 남자 환자가 내원 1일 전 정규 리그 선발 출전을 앞두고 시행한 워밍업(제자리 뛰기) 중에 발생한 실신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증상 발생 당시 호흡곤란 및 약 5초간의 의식 소실이 동반되었으며, 응급 후송 후 경기장 인근 병원에서 시행한 심전도상 V1–V5 유도에서 T파 역위가 관찰되었고(Fig. 1), 뇌 전산화단층영상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흉통이나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없어 숙소 복귀를 결정하고 정밀 검사를 위해 상급 병원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본원에서 시행한 문진상 내원 1개월 전에도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 있었다고 하였으나, 내원 당시에는 흉통, 호흡 곤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은 없었고, 심혈관계 또는 뇌혈관계 가족력도 없었다. 활력 징후는 수축기 혈압 122 mm Hg, 이완기 혈압 65 mm Hg, 분당 심박수 63회, 분당 호흡수 18회, 산소포화도 100%, 체온 36.4도로 안정 소견을 보였다. 혈액 검사상 칼륨, 젖산 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 크레아틴 인산활성효소(creatine phosphokinase) 수치가 높은 것 이외에 이상 소견은 없었다(Table 1). 본원에서 시행한 심전도는 동 서맥, 동성 부정맥과 V2–V6 유도에서 위로 볼록한 ST 분절의 상승 소견을 보였다(Fig. 2). 운동 중 발생한 실신, 고칼륨혈증, 위로 볼록한 ST 분절 상승의 심전도 이상 소견을 바탕으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또는 Wellens 증후군,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ST 분절 상승 가능성을 의심하였으며, 기저 심장질환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D’Ascenzi 등2이 발표한 진단 알고리즘에 따라 2차 검사를 시행하였다. 심장 초음파검사는 좌심방 비대 이외에 특이 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며, 관상동맥 조영술은 정상 소견을 보였고 혈관 연축 유발 검사상 가슴 통증 발생, 심전도 변화, 심혈관 조영술 변화 모두 관찰되지 않았다. 자율신경계 검사상 기립경사검사, 심호흡검사 및 발살바(Valsalva) 수기를 시행할 때 특이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중추 신경계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24시간 활동 심전도 검사, 운동부하검사, 심장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도 특이 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부정맥질환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분석 결과
Table 1 . Blood chemistry and electrolyte of patient on admission
Variable | Normal range | Current case |
---|---|---|
White blood cell (K/μL) | 4.00−10.00 | 4.87 |
Hemoglobin (g/dL) | 14.0−18.0 | 17.6 |
Albumin (g/dL) | 3.5−5.0 | 4.9 |
Blood urea nitrogen (mg/dL) | 8.0−20.0 | 12.6 |
Creatinine (mg/dL) | 0.6−1.5 | 0.85 |
Potassium (mM/L) | 3.5−5.3 | 6.8 |
LDH (IU/L) | 106−230 | 555 |
CK (IU/L) | 0−190 | 263 |
CK-MB (ng/mL) | 0.0−3.6 | 1.80 |
Troponin T (ng/mL) | 0.0−0.1 | 0.009 |
LDH: lactate dehydrogenase, CK: creatine phosphokinase, CK-MB: CK MB fraction.
상기 선수는 증상 발생 후 4주차까지 증상 재발이 없어 운동 복귀하였으며, 증상 발생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증상 재발 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
실신이 발생한 운동 선수를 진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운동 선수가 해당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운동 후 의식 소실은 저혈압 기전에 의한 발생을 의심하게 하지만,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은 대부분 부정맥 기전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어 운동 중 발생한 실신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4.
D’Ascenzi 등2은 운동 선수에서 발생한 실신에 대한 진단 알고리즘을 소개한 바 있다. 심전도를 포함한 초기 평가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심장 초음파, 24시간 활동 심전도검사 등의 2차 검사가 필요하며, 추가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더라도 실신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라면 기립경사검사나 이식형 사건 기록기(implantable loop recorder) 등의 추가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증례는 호흡곤란의 과거력, 운동 중 발생한 실신, 심전도 이상 등의 소견이 있었기에 2차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짧은 시간 동안 격렬한 신체 활동이 요구되는 축구 종목의 특징을 고려하여 심장 자기공명영상검사와 부정맥 질환 유전자 검사까지 시행하였다.
심장 자율신경계가 운동 환경에 생리적으로 적응함으로써 생기는 생리적인 심전도 변화는 훈련된 운동 선수에서 흔하게 관찰되지만, 기저 심장질환을 암시할 수 있는 심전도 변화 소견을 생리적인 심전도 변화와 반드시 구별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 선수의 심전도 결과를 정확하게 판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증례는 초기 칼륨 수치가 6.8 nM/L로 높았는데, 고칼륨혈증은 특징적인 심전도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폭이 좁고 대칭적으로 높은 T파, QRS complex의 widening 등의 특징적인 심전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치가 추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P파의 amplitude가 감소하여 보이지 않게 된다. 드물게는 심근경색을 모방하는 ST 분절 상승(‘pseudoinfarction’ pattern)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비특이적 ST 분절과 T파 이상(non-specific ST-segment and T-wave abnormalities, NSSTTA) 소견과의 구별이 중요한데, NSSTTA는 ST junction depression의 정도, ST-segment의 모양, T-wave의 모양 등에 따라 각각의 Minnesota code로 정의된다6. 이번 증례의 심전도 결과 중 하나인 T파 역위는 유전성 심근질환의 최초 및 유일한 징후일 수 있으며, 특히 심장의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기 전에 선행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7. 심전도상 특징적인 T파를 보이는 Wellens 증후군은 목, 턱, 어깨로 방사하는 전형적인 흉통을 보이는데, 응급실 내원 시에는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을 가진다. 진단 기준으로 V2–V3 유도에서 깊은 T파 역위 또는 이상(biphasic) T파와 더불어 등전(isoelectric) 또는 1 mm 미만의 ST 분절 상승을 포함한다8. 2개 이상의 연속된 전방 유도(V1–V4)에서 T파 역위가 관찰되는 것을 ‘anterior T-wave inversion’으로 정의한 Malhotra 등9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anterior T-wave inversion은 비 운동 선수보다 운동 선수에서 더 흔하게 관찰되었으며, T파 역위의 77%가 V1–V2 유도에서 주로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Bianco 등10은 2개 이상의 인접한 흉부 유도에서 1 mm 이상의 ST 분절 상승이 관찰되는 것을 조기 재분극(early repolarization)으로 정의하였을 때, 운동 선수군에서 조기 재분극은 약 89%에서 확인되었으며 이는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Brugada 증후군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upward toward the top 모양의 ST 분절 상승을 보이는 조기 재분극은 운동 선수의 8.6%에서만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저자들은 워밍업 중 실신이 발생한 프로 축구 선수의 심전도 검사에서 T파 역위와 위로 볼록한 ST 분절 상승 소견을 확인하여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과 Wellens 증후군을 배제하기 위하여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였다. 관상동맥 조영술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실신을 야기할 수 있는 Brugada 증후군 및 기타 기저 심장질환을 배제하기 위하여 추가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기저 심장질환을 확인할 수 없었다. 실신이 발생한 운동 선수를 진찰함에 있어 병력 청취와 심전도검사를 통한 위험도 평가가 필요하며, 운동 선수의 생리적 심전도 소견과 구조적 심질환을 의미하는 심전도 변화 소견에 대해 정확히 감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Conceptualization: DHL, KBP. Data curation: SHK, KJL. Formal analysis: DHL, KBP. Methodology: SHK, KBP. Writing–original draft: DHL, SHK. Writing–review & editing: KBP, KJL.